최근 한류를 비롯한 순간의 유행보다 한국어 학습 자체에 매력을 느껴 한국어 교실의 문을 두드리는 '학구파'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학구파는 K팝 아이돌 가수나 K드라마에 열광하는 10~20대 학생들과는 달리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깊이 알아보려는 30대 이상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LA한국문화원(원장 김영산) '2013년 겨울학기 세종학당 수업평가'에 따르면 3개월 과정을 마친 학생들이 밝힌 한국어 학습 이유로는 '취미 및 자기계발'이 77.5%로 가장 많았다. 가족이나 친구의 권유(12.7%) 한국 취업 및 유학 계획(7%)이 그 뒤를 이었다.
겨울학기 시작 전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18.3%를 차지했던 'K드라마(34명)' 'K팝(21명)' 등 한류 관련 동기는 학기 종료 후엔 2.8%에 불과했다.
세종학당은 이와 관련 상대적으로 젊은 수강생들은 30대 이상 학구파에 비해 수업신청 후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잦다고 전했다. 이번 수업평가에는 한국어 수강 최초 신청자 386명 가운데 8주 이상 한국어 수업에 참여한 173명의 수료생이 참여했다.
세종학당 노승환 담당은 "지금껏 보지 못한 순수한 한국어 학구열은 놀라울 따름"이라며 "부득이하게 수업을 빠질 경우 미리 교사에게 인쇄물이나 과제를 요청하는 학생도 많고 수업 전에 리서치를 해오는 학생들도 있다. 이들이 진정한 지한파로 성장하기 위해선 더 체계적인 교수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국어 전문가들은 타인종이 한국어를 장기간 체계적으로 학습하게 하려면 대학 강의와의 연계 등 학문적 접근법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밖에 ▶타인종과 한인 2세가 똑같은 교재로 같은 수업을 듣는 것 ▶한국어를 통한 전통문화 도덕교육 부족 ▶교사의 한국어 지식 자기계발 부족 등을 개선할 점으로 꼽고 있다.
구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