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성탄 선물이 유럽에 도착했다.”
환구시보를 비롯한 중국 매체들이 일제히 중국-유럽 철도 네트워크가 형성됐다고 11일 보도했다. 세계 최대의 잡화 도매시장으로 불리는 중국 저장(浙江)성 이우(義烏)시에서 각종 크리스마스 선물용 상품 1400t을 41개 화물 컨테이너에 싣고 지난달 18일 출발한 화물열차가 9일 오전 10시30분(현지시간) 종착역인 스페인 마드리드 역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열차는 21일 동안 러시아,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폴란드, 독일, 프랑스 등 8개 나라를 통과하며 총 1만3052㎞를 달렸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추진하는 ‘실크로드 경제 벨트’에 포함되는 중국 및 유라시아 국가를 모두 통과하는 ‘신실크로드’의 성공적 시작이다. 이우-마드리드 노선은 유라시아 횡단 철도인 시베리아 열차보다 500마일 이상 더 길다. 열차는 11일 마드리드에서 스페인산 햄과 올리브 오일 등을 싣고 다시 중국을 향해 출발했다.
독일 언론들도 “중국-유럽 철도 네트워크가 갖춰졌다”며 유럽과 중국 사이에 급증하고 있는 육로 교통 현황을 일제히 보도했다. 이미 독일과 중국 사이에는 충칭(重慶)과 뒤스부르크항 노선, 정저우(鄭州)-함부르크 노선 두 개가 운행 중이다.
환구시보는 이번에 운행한 ‘이우-신장-유럽(義新歐)’ 노선은 중국철도총공사가 추진 중인 중국-유럽 철도노선 가운데 가장 중요한 위상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에서 유럽을 향하는 화물 열차 노선은 총 6개다. 충칭-신장-뒤스부르크(?新歐·위신어우)선, 무한-신장-체코 파르두비체(漢新歐·한신어우)선, 청두-폴랑드 우쯔(蓉歐·룽어우)선, 정저우-독일 함부르크(鄭歐·정어우)선, 쑤저우-만저우리-폴란드 바르샤바(蘇滿歐·쑤만어우)선, 허페이-신장-독일(合新歐·허신어우)선이다.
중국사회과학원의 완쥔(萬軍) 세계경제·정치연구소 연구원은 이우-마드리드 노선 개통에 대해 중국의 대외개방 전략의 조정으로 해석했다. 그는 환구시보에 “과거 중국의 개방은 동부지역을 주력으로 일본·미국·유럽을 향했으나, 서부 대개발을 통해 내수중심 전략으로 전환한 뒤, 이제는 ‘전방위 개방’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풀이했다. 시진핑 주석의 ‘실크로드 경제벨트’ 구축이 국내와 국제 물류를 연결하면서 ‘동서 상호진출’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경제 개발 패러다임의 전환을 상징한다는 설명이다.
신경진 기자 xiao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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