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들 '중국 서부 황금기' 이끈다
충칭엔 현대차 제4공장… 시안엔 삼성SDI 배터리·삼성전자 반도체 공장…한국일보 박상준기자 입력 2014.04.08 03:37中정부의 '서부 대개발'
지역 불균형 해소 위해 2000년부터 3단계 정책
1단계엔 인프라 건설
2단계 경제권 집중 육성 후 3단계 전역 발전 프로젝트
성공의 열쇠는 거점 확보
中 전체 면적의 70%… 성장률 동·중부 앞질러
시안·충칭을 '거점 도시'로 글로벌 기업들 진출 러시
"중국 서부를 통틀어 사상 가장 큰 규모의 공장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시안은 물론 산시성 전체가 들떠 있습니다."
중국 서부 공략을 위한 국내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중국 4대 직할시 중 하나인 충칭(重慶)시를 찾아 자동차사업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현대차는 충칭에 중국 제4공장이자 첫 중서부 지역 승용차 생산 기지를 지을 예정이다. 앞서 1월에는 삼성SDI가 역시 시안에 6억 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중국 서부에 대한 관심은 오래 전부터이지만 국내 최대기업 삼성과 현대차가 잇따라 초대형 생산 기지를 짓거나 건설을 추진하자 중국 서부에 대한 국내 산업계의 관심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이철용 LG경제연구원 중국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중국 정부의 서부 개발 초점은 몇몇 거점 도시에 개발 역량을 모으고 각 지역에 맞는 특화산업을 키우는 데 맞춰져 있다"며 "때문에 서부 진출의 성패는 얼마나 좋은 거점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전체 면적의 70%가 넘는 만큼 일부 도시를 우선적으로 개발시킬 수밖에 없고, 삼성과 현대차는 시안과 충칭을 그 거점으로 삼고 있다는 것.
사실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한국 기업의 서부지역 투자비중은 건수와 금액에서 중국 전체의 1.4%, 1.3%에 그쳤다. 다른 나라 기업에 비해, 유독 한국기업은 동부와 해안지역을 선호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2011년부터 한국타이어, 포스코, 금호석유화학 등이 충칭에 둥지를 틀기 시작했는데, 이는 중국 정부의 2단계'서부대개발'정책과 맞닿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1999년 지역간 불균형 해소를 위해 서부대개발을 화두로 내걸었으며 ▦1단계(2000~2010년) 인프라 확충 ▦2단계(2011~2030년) 개발 거점 육성 ▦3단계(2031~2050년) 서부 전역의 고른 발전 추구 등 50년 장기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그러나 1단계는 도로, 철도, 전력 등 인프라에 힘을 쏟았고 서부 개발의 뜻도 있지만, 동부 연안 개발에 필요한 자원을 서부에서 개발해 안정적으로 보내주려는 의도가 더 컸다.
반면 2단계 개발은 '서삼각'이라 불리는 서부지역 3대 허브 즉 ▦시안 ▦충칭 직할시 ▦쓰촨(四川)성 청두(成都)를 중심으로 몇 개 도시를 묶어 특정 경제권을 집중 육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이에 인텔 GE 지멘스 모토로라 머스크 도요타 포드 등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이들 지역 공략에 나섰다. 현대경제연구원 이만용 연구위원은 "1차 서부대개발 결과 서부는 동부, 중부보다 높은 경제 성장률을 나타냈고, 1인당 소득 규모도 2001년에는 동부가 서부의 1.44배였지만 2009년에는 1.37배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 중 시안과 충칭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각각 11%, 12.3%에 달해 중국 평균(7.7%)을 훨씬 앞섰다. 중국 전체 294개 도시 중 경쟁력 순위에서도 30위 권에 올라 있다. 시안은 항공, 우주, IT 분야의 기술력이 높아 관련 기업들이 속속 진입하고 있고, 충칭은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과 관련 업체들이 몰리고 있다. 충칭 공장 증설을 추진 중인 한국타이어, 자동차 강판 공장 및 가공 센터 설립 검토 중인 포스코 등도 충칭의 자동차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철용 연구원은 "처음에는 높은 임금, 땅값 등으로 한계에 이른 동부의 기업들이 어쩔 수 없이 서부로 밀려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하지만 서부의 시장 성장 잠재력, 자원과 연구개발(R&D) 방면의 비교 우위를 활용하려는 고부가가치 형 서부 투자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임금과 땅값이 오를 대로 오른 동부 연안지역은 더 이상 제조업 진출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대형 제조업체는 서부지역으로 옮기고, 동부 대도시엔 소득 수준이 높아진 중국 소비자를 겨냥한 서비스업 위주로 진출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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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불균형 해소 위해 2000년부터 3단계 정책
1단계엔 인프라 건설
2단계 경제권 집중 육성 후 3단계 전역 발전 프로젝트
성공의 열쇠는 거점 확보
中 전체 면적의 70%… 성장률 동·중부 앞질러
시안·충칭을 '거점 도시'로 글로벌 기업들 진출 러시
"중국 서부를 통틀어 사상 가장 큰 규모의 공장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시안은 물론 산시성 전체가 들떠 있습니다."
김종복 코트라 시안(西安)무역관장은 다음달 본격 가동할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에 대해 현지 주민은 물론 성 정부 관계자들까지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7일 전했다. 삼성전자는 옛 실크로드의 출발점이자 3,000년 고도인 시안에 2012년 첨단 제품인 10나노급 차세대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 공장을 짓기 시작했고, 다음달 본격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공장은 초기 투자금 23억 달러를 포함해 총 70억 달러(약 7조4,000억원)를 들였는데, 이는 중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해외 기업 투자액이다.
중국 서부 공략을 위한 국내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중국 4대 직할시 중 하나인 충칭(重慶)시를 찾아 자동차사업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현대차는 충칭에 중국 제4공장이자 첫 중서부 지역 승용차 생산 기지를 지을 예정이다. 앞서 1월에는 삼성SDI가 역시 시안에 6억 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중국 서부에 대한 관심은 오래 전부터이지만 국내 최대기업 삼성과 현대차가 잇따라 초대형 생산 기지를 짓거나 건설을 추진하자 중국 서부에 대한 국내 산업계의 관심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이철용 LG경제연구원 중국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중국 정부의 서부 개발 초점은 몇몇 거점 도시에 개발 역량을 모으고 각 지역에 맞는 특화산업을 키우는 데 맞춰져 있다"며 "때문에 서부 진출의 성패는 얼마나 좋은 거점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전체 면적의 70%가 넘는 만큼 일부 도시를 우선적으로 개발시킬 수밖에 없고, 삼성과 현대차는 시안과 충칭을 그 거점으로 삼고 있다는 것.
사실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한국 기업의 서부지역 투자비중은 건수와 금액에서 중국 전체의 1.4%, 1.3%에 그쳤다. 다른 나라 기업에 비해, 유독 한국기업은 동부와 해안지역을 선호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2011년부터 한국타이어, 포스코, 금호석유화학 등이 충칭에 둥지를 틀기 시작했는데, 이는 중국 정부의 2단계'서부대개발'정책과 맞닿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1999년 지역간 불균형 해소를 위해 서부대개발을 화두로 내걸었으며 ▦1단계(2000~2010년) 인프라 확충 ▦2단계(2011~2030년) 개발 거점 육성 ▦3단계(2031~2050년) 서부 전역의 고른 발전 추구 등 50년 장기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그러나 1단계는 도로, 철도, 전력 등 인프라에 힘을 쏟았고 서부 개발의 뜻도 있지만, 동부 연안 개발에 필요한 자원을 서부에서 개발해 안정적으로 보내주려는 의도가 더 컸다.
반면 2단계 개발은 '서삼각'이라 불리는 서부지역 3대 허브 즉 ▦시안 ▦충칭 직할시 ▦쓰촨(四川)성 청두(成都)를 중심으로 몇 개 도시를 묶어 특정 경제권을 집중 육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이에 인텔 GE 지멘스 모토로라 머스크 도요타 포드 등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이들 지역 공략에 나섰다. 현대경제연구원 이만용 연구위원은 "1차 서부대개발 결과 서부는 동부, 중부보다 높은 경제 성장률을 나타냈고, 1인당 소득 규모도 2001년에는 동부가 서부의 1.44배였지만 2009년에는 1.37배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 중 시안과 충칭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각각 11%, 12.3%에 달해 중국 평균(7.7%)을 훨씬 앞섰다. 중국 전체 294개 도시 중 경쟁력 순위에서도 30위 권에 올라 있다. 시안은 항공, 우주, IT 분야의 기술력이 높아 관련 기업들이 속속 진입하고 있고, 충칭은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과 관련 업체들이 몰리고 있다. 충칭 공장 증설을 추진 중인 한국타이어, 자동차 강판 공장 및 가공 센터 설립 검토 중인 포스코 등도 충칭의 자동차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철용 연구원은 "처음에는 높은 임금, 땅값 등으로 한계에 이른 동부의 기업들이 어쩔 수 없이 서부로 밀려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하지만 서부의 시장 성장 잠재력, 자원과 연구개발(R&D) 방면의 비교 우위를 활용하려는 고부가가치 형 서부 투자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임금과 땅값이 오를 대로 오른 동부 연안지역은 더 이상 제조업 진출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대형 제조업체는 서부지역으로 옮기고, 동부 대도시엔 소득 수준이 높아진 중국 소비자를 겨냥한 서비스업 위주로 진출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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